아이가 밤마다 무섭다고 엄마에게 꼭 붙어 있으려 하고, 밥을 고집하며 떼를 쓴다면 아이 마음속에 불안이 꽤 강하게 자리 잡고 있는 것 같아요. 특히 ADHD 아이들은 낮에는 어떻게든 에너지를 쓰거나 활동으로 불안을 덮을 수 있지만, 밤이 되면 조용한 가운데 불안이나 두려움이 더 강하게 올라와요. 그래서 지금 아이가 보이는 행동들은 단순히 “야식을 먹고 싶다”거나 “엄마 옆에 있고 싶다”는 걸 넘어서, 불안을 진정시키려는 방법일 가능성이 커요.
아이가 밤에 유난히 엄마에게 집착하고 떼쓰는 이유들
1. 낮 동안 억눌렸던 감정이 밤에 터져 나옴
낮에는 학교에서 참거나, 친구들과 어울리며 긴장했을 수 있어요. ADHD 아이는 감정 표현을 잘 못하다 보니, 밤에 혼자 있게 되면 그 불편한 감정이 “무서움”이나 “떼쓰기” 같은 행동으로 나타나기도 해요.
2. 이별 불안 (분리불안)
9살이지만, 정서적 발달은 나이에 비해 약간 뒤처질 수 있어요. 엄마가 보이지 않으면 굉장히 불안해지고, 다시 가까이 붙어야만 마음이 안정되는 거죠. “두세 걸음 이상 떨어질 수 없다”는 건 꽤 높은 수준의 불안이 느껴져요.
3. 먹는 것으로 불안을 잠재우려는 시도
“따뜻한 밥”은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상징적인 음식이기도 해요. 아이는 밥을 먹으면 안심된다, 따뜻한 느낌이 든다는 기억이 있어서 그것에 집착하는 걸 수도 있어요.
도와줄 수 있는 것은...
1. “마음을 말로 표현하는 연습”을 도와주세요
밤마다 무섭고 밥이 먹고 싶어질 때, 아이가 말을 이렇게 바꿔볼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:
“지금 마음이 불안한 거야? 엄마가 옆에 있어서 괜찮아.”
“밥이 먹고 싶은 게 아니라, 마음이 편해지고 싶은 거구나.”
이렇게 감정을 "번역"해서 말해주면, 아이도 자기가 진짜로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조금씩 알게 돼요.
2. “잠들기 루틴” 만들기 (예측 가능성으로 안정 주기)
예를 들어 매일 밤 같은 시간에
- 따뜻한 물로 발 닦기
- 짧은 책 읽기
- 껴안고 3분 동안 이야기하기
- 그러고 나서 "오늘 하루도 잘했어. 이제 잘 시간이야." 하고 마무리하는 루틴을 만들어보세요.
예측 가능한 구조는 ADHD 아이에게 큰 안정감을 줘요.
3. "밥 대신 정서적 위로"를 충분히 주기
밥을 달라고 할 때 바로 거절하기보다,
“밥이 꼭 먹고 싶은 건 알지만, 엄마랑 꼭 안고 얘기 나누는 것도 마음이 편해질 수 있어.”
이렇게 정서적 대체물을 제공해 주세요.
아이가 더 강하게 매달리고 떼를 쓰는 건, 그만큼 엄마가 자기한테 안전한 존재이기 때문이에요. 엄마의 존재만큼 아이를 진정시켜 줄 수 있는 건 없어요. 혹시 아이가 밤에 무섭다고 할 때, 무슨 게 무섭다고 말하는지 물어본 적 있으세요? 꿈, 귀신, 어둠, 혼자 있는 것, 그 안에 아이의 걱정이 숨어 있을 수도 있어요. 그런 이야기를 듣는 데서부터 아이의 불안을 조금씩 덜어줄 수 있어요.